아침 해 - 윤석중
타버린 집터에
판장으로 만든
집이 한 채 있었다.
추운 겨울 이른 새벽
찬 방에서 자고 난 아기가 나와
거적문 앞에 앉아 있었다.
오들오들 떨고 있는
아기를 보고
지나가는 영감님이 물어 보았다.
"아가,
아빠 기다리니?"
아기는 고개를
옆으로 살래살래.
입술이 새파란
아기를 보고
지나가는 마나님이 물어 보았다.
"아가,
엄마 기다리니?"
아기는 고개를
옆으로 살래살래.
아침 해가 불끈 솟자
아기는 손뼉 치며 좋아하였다.
"야아, 인제 떳다아!"
따뜻한 해가
아침마다 떠서는
꽁꽁 언 아기 몸을
녹여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