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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표
김숙분 시, 유현주 그림
마침표
아름다운 시작이다
시든 꽃이 떨군
마침표
까만 씨앗
꽃이 태어난다
돋보기로 모은
해님의 마침표
까만 점에서
다시 해님이 뜬다
기나긴 여정 끝에 마지막으로 내딛는 발걸음이 있다. 어쩌면 힘없고 하찮은 동작 하나에 불과하지만,
거기에는 여정의 전 과정이 집약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오랜 집필 끝에 마지막으로 찍는 마침표가
있다. 모양은 여느 마침표와 똑같지만, 거기에는 완결된 새로운 세상의 탄생이라는 의미가 숨어 있다.
마침과 동시에 탄생인 존재. 우리는 기꺼이 그런 존재가 되어야 하느니. 마침으로써 지금의 나에서
다음의 너로 이어가는, 모든 생명들에게 경배를!
박덕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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