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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관 - 정용원
찬란한 빛살
눈이 어리어 바라보기 힘들구나.
임금님은 저걸 머리에 얹고
얼마나 무거웠을까?
내 운동모자보다
더 편했을까?
영락과 곡옥이
바르르 떨고 있구나.
뭣 때문에 떨고 있을까?
어릴 때 책을 많이 읽지 않던 사람이 커서 책을 제대로 읽는 걸 기대하기 어렵다.
자라면서 전람회나 박물관 같은 데를 잘 가보지 않던 사람은
나중에 훌륭한 유물을 감상할 기회가 와도 쉽게 지나쳐 버린다.
문화유산이나 문예작품을 문화산업의 핵심 콘텐트로 이해하게 되면서
그동안 버리고 방치한 것들을 되찾고 복원하는 일들이 도처에서 전개되고 있다.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일은, 지금 우리 곁에 남아 있는 작품이나 유품들을
온전히 내 것으로 체험하며 사는 일이다.
그 속의 주인공들과 대화해 본 사람들 힘으로 진정한 문화시대가 열릴 것인저!
박덕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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