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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진 단추 하나
-이준관 시, 신유미 그림
해질 무렵,
운동장을 가로질러 가다가
떨어진 단추 하나를 보았지.
그래, 그래,
우리는 노는 일에 정신이 팔려
이렇게 단추 하나 떨어뜨리지.
그래, 그래,
우리는 노는 일에 정신이 팔려
서쪽 하늘에 깜빡, 해를 하나 떨어뜨리지.
전동열차 안에서 책을 읽다가 우산을 두고 내리고, 버스 안에서 뭔가에 골몰하다가 내릴 정류장을
그냥 지나친 일이 올 들어 몇 차례인지 모르겠다. 쫓기듯 일하고 허겁지겁 먹고 마시느라 매일 자정
을 넘기는 어제 오늘, 내 영혼을 딴 데 두고 사는 게 아닌가 싶어 당황하는 순간도 많다. 내 하루의
배경에는 서쪽 하늘에 번지는 노을이 없다. 어서 들어가자며 놀이터까지 찾아 나오신 어머니의
목소리가 안 들린다. 아이 마음이 되어 그리운 그 운동장을 그림으로 그려 본다.
박덕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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