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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주는 나무들
-권오삼 시, 차혜원 그림
여름 가뭄 때
물 한 통이라도 준 일 있니?
아∼니요
비바람 몰아칠 때
한 번이라도 지켜준 일 있니?
아∼니요
그래도 가을 되니
가져가라고
예쁜 열매 아낌없이 떨어뜨리는
밤나무·대추나무·도토리나무….
정말 이 세상에는 목마른 이에게 물 한 그릇 떠다주는 일도 하지 않고 사는 인간들이 많지.
추위에 떠는 이웃을 위해 잠깐 바람막이가 되어 주기도 아까워하는 이들이 있어. 자연에게
끊임없이 많은 것을 받아 챙기기만 하고는 정작 자연이 들려주는 깊은 속삭임을 듣지 못하
고 있었던 거야. 나무는 날마다 말하지. 땅을 이롭게 하려고 속을 비운 몸에 생명이 깃든다고.
박덕규<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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