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心境 11 - 하물며 네가 떠난 뒤에야' - 이창기(1959~ )
동지섣달 추위에
애지중지 키운
강아지 여섯 마리 중
한 마리는 잃어버리고
두 마리는 남 주고
이렇게 저렇게 다 떠나고
마침내 혼자 남아
입춘 경칩을 제멋대로 쏘다니는
봄 강아지 한 마리
그 곁에 가면 물씬 풍기는
어미 개 냄새
너, 알지?
요즘은 아무래도 '분양'의 시대인 것만 같다. 몫을 챙겨 짐을 싸서 나가는 시대다. 한솥밥의 미덕이 없다. 큰솥에 함께 밥을 해서 김이 막 피어오르는 뜨끈뜨끈한 흰밥을 함께 나눠 먹는 아름다움이 없다. 따로따로 뿔뿔이 뿔뿔이다. 자식들도 자라면 쫓기듯 대처로 대처로 나간다. 그러나 눈보라 치는 날이면 당신에게선 찬 고구마로 끼니를 대신하는 당신의 어머니 냄새가 난다. 꼭 한번 이 말을 당신에게 하고 싶었다.
문태준<시인>
동지섣달 추위에
애지중지 키운
강아지 여섯 마리 중
한 마리는 잃어버리고
두 마리는 남 주고
이렇게 저렇게 다 떠나고
마침내 혼자 남아
입춘 경칩을 제멋대로 쏘다니는
봄 강아지 한 마리
그 곁에 가면 물씬 풍기는
어미 개 냄새
너, 알지?
요즘은 아무래도 '분양'의 시대인 것만 같다. 몫을 챙겨 짐을 싸서 나가는 시대다. 한솥밥의 미덕이 없다. 큰솥에 함께 밥을 해서 김이 막 피어오르는 뜨끈뜨끈한 흰밥을 함께 나눠 먹는 아름다움이 없다. 따로따로 뿔뿔이 뿔뿔이다. 자식들도 자라면 쫓기듯 대처로 대처로 나간다. 그러나 눈보라 치는 날이면 당신에게선 찬 고구마로 끼니를 대신하는 당신의 어머니 냄새가 난다. 꼭 한번 이 말을 당신에게 하고 싶었다.
문태준<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