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 유치환(1908~67)
너의 추억을 나는 이렇게 쓸고 있다.
이 한 줄짜리 우주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다 읽고, 언제 다 얘기해 내나. 한 재야 도인에게 누군가 물었다. 삶의 정답은 무엇일까요? 대답은 '선한 인연을 맺는 것'. 다시 질문. 선한 인연을 어떻게 알아보죠? 다시 대답. '가만히 살펴보면 저절로 알죠. 누구나 그 정도 직관은 타고나거든요'. 그렇다면 날 떠나간 것은, 내가 떠나보낸 것은 모두 다 선한 인연이 아니어서였을까. 혹은 직관도 대기오염처럼 혼탁해져 실수를 저지르는 것일까. 어느 쪽이 됐든 '지금도' 그대를 추억하는 그 현재형은 너무 아프고 아름답고 서럽다.
김경미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