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 - 이성선 (1941~2001)
반은 지상에 보이고 반은 천상에 보인다
반은 내가 보고 반은 네가 본다
둘이서 완성하는
하늘의
마음꽃 한 송이
사랑하는 사람을 저 세상으로 떠나보내고 그를 그리워하는 일은 하늘을 바라보는 일. 문득 올려다본 하늘에 떠있는 하얀 반달. 절반은 내가 보고 있는데, 절반은 네가 보고 있겠지. 그리움과 서러움에 한숨 지으며 서로 보고 싶어서 피우는 꽃 한 송이. 그것이 바로 달이다. 반달이 보름달이 되는 까닭을 이제야 알겠다.
정호승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