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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중(1960~ ), '손톱 발톱 머리카락 털' 전문
내가 살아 있구나 손톱이 자라고
몸이 무언가 하고 있구나 발톱이 자라고
쓸데없이 자라고 빠지는 것들
저희들끼리 몰래 자라고 빠지고
혹시 내가 저를 기르고 싶어지지 않을까
기다리며 중얼거리며
그것들은 내 몸의 가장 먼 곳에 있다
변두리에 산다 바깥을 향하고
무서워라 발톱은 결국 신발을 찢고
손톱은 발바닥을 할퀴고
머리카락은 하늘을 가리고
털은 온몸을 죄고 결국
내가 죽은 후에도 더 오래 자랄 것이다
손톱.발톱.머리카락.털은 몸의 변두리에 사는 신체의 부속물이다.
김기택<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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