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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길(1926~ ) '여울' 전문
여울을 건넌다
풀잎에 아침이 켜드는
開學(개학)날 오르막길
여울물 한 번
몸에 닿아보지도 못한
여름을 보내고
모래밭처럼 찌던
市街(시가)를 벗어나
桔梗(길경)꽃 빛 九月(구월)의 氣流(기류)를 건너면
은피라미떼
은피라미떼처럼 반짝이는
아침 풀벌레 소리
시에서 정답은 없어도 해답은 있다. C D 루이스는 "시는 언어의 그림이다"라고 말한다.
이때 그림이란 감각을 어떻게 빚어 쉽게 전달할 것이냐에 대한 모범답으로 위의 시를
예로 들 수 있다. '길경꽃 빛 구월의 기류를 건너/은피라미떼/은피라미떼처럼 반짝이는
//아침 풀벌레 소리', 이 참신한 이미지야말로 천수관음(千手觀音)의 세계다.
송수권<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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