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회 수 9,685 추천 수 5 댓글 0
이해완(1962~ ) '수묵담채 2' 전문
쉿! 지금 귀뚜라미는 공양 중이다
사마귀가 작고 세모진 주둥이로 자신의 머리통을
야금야금 다 갉아먹도록 꼼짝도 하지 않고 있다
생에 아무런 미련도 없는지 아니면 이미 도통한
선승이 한분 그 몸 속에 들어앉아 있는지 몸부림
한 번 치지 않는다 귀뚜라미의 몸이 사마귀의 몸
으로 변하고 있다 먹히고 먹는 순간이 참 거룩하
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노래가
끝난 들녘은
시방
참
고
요
하
다
먹이사슬에 얽힌 식사법의 거룩함이다. 마치 예수의 '최후의 만찬'과 같은 비장함이 감동적이다. 음식은 음식으로 되돌리는 티베트 정신의 초혼의식을 생각케 한다. 천장(天葬)장이가 뚝 떼어준 망자의 어깨뼈나 49제가 끝난 다음 피리를 만들어 불고 다니는 삶은 얼마나 경건한 것인가.
송수권<시인>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수 | 날짜 |
---|---|---|---|---|
공지 | 부활 - 친구야 너는 아니 (시:이해인) | 風文 | 53,485 | 2023.12.30 |
3930 | 사랑할 땐 별이 되고 (새가 있는 언덕길에서 1~4) - 이해인 | 風文 | 281 | 2024.11.08 |
3929 | 사랑도 나무처럼 - 이해인 | 風文 | 227 | 2024.11.08 |
3928 | 우선 그놈의 사진을 떼어서 밑씻개로 하자 - 김수영 | 風文 | 721 | 2024.11.08 |
3927 | 양지쪽 - 윤동주 | 風文 | 246 | 2024.11.08 |
3926 | 사랑할 땐 별이 되고 ( 가을엔 바람도 하늘빛 6~9) - 이해인 | 風文 | 258 | 2024.11.06 |
3925 | 사랑과 침묵과 기도의 사순절에 - 이해인 | 風文 | 321 | 2024.11.06 |
3924 | 하...... 그림자가 없다 - 김수영 | 風文 | 243 | 2024.11.06 |
3923 | 산상 - 윤동주 | 風文 | 226 | 2024.11.06 |
3922 | 사랑할 땐 별이 되고 ( 가을엔 바람도 하늘빛 1~5) - 이해인 | 風文 | 134 | 2024.11.04 |
3921 | 사랑 - 이해인 | 風文 | 218 | 2024.11.04 |
3920 | 파리와 더불어 - 김수영 | 風文 | 163 | 2024.11.04 |
3919 | 닭 - 윤동주 | 風文 | 179 | 2024.11.04 |
3918 | 사랑할 땐 별이 되고 (흰구름 단상 18~21) - 이해인 | 風文 | 696 | 2024.11.01 |
3917 | 비 갠 아침 - 이해인 | 風文 | 642 | 2024.11.01 |
3916 | 미스터 리에게 - 김수영 | 風文 | 152 | 2024.11.01 |
3915 | 가슴 2 - 윤동주 | 風文 | 178 | 2024.11.01 |
3914 | 사랑할 땐 별이 되고 (흰구름 단상 13~17) - 이해인 | 風文 | 710 | 2024.10.28 |
3913 | 비밀 - 이해인 | 風文 | 220 | 2024.10.28 |
3912 | 凍夜(동야) - 김수영 | 風文 | 245 | 2024.10.28 |
3911 | 가슴 1 - 윤동주 | 風文 | 177 | 2024.10.28 |
3910 | 사랑할 땐 별이 되고 (흰구름 단상 7~12) - 이해인 | 風文 | 210 | 2024.10.25 |
3909 | 부르심 - 이해인 | 風文 | 204 | 2024.10.25 |
3908 | 싸리꽃 핀 벌판 - 김수영 | 風文 | 200 | 2024.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