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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숙(1958~) '폭풍 속으로 1' 전문
나뭇잎들이, 나뭇가지들이 파르르르 떨며
숨을 들이킨다
색색거리며 할딱거리며, 툭, 금방 끊어질 듯
팽팽히 당겨져, 부풀어, 터질 듯이
파르르르 떨며 흡! 흡!
하늘과 땅의 광막한 사이가
모세관처럼 좁다는 듯 흡! 흡!
흡! 흡! 흡! 거대한, 흡!
이 시는 눈으로 읽기보다는 단숨에 들이마시는 게 좋겠다.
흡! 흡! 흡! 마치 나부끼는 나뭇잎처럼 숨막히는 바람 속으로 온 몸을 던져보라.
바람은 모든 존재들의 혈관을 부풀게 하고 팽팽히 잡아당긴다.
그 순간 닳아가던 삶의 배터리가 일시에 충전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바람에 온전히 몸을 맡기는 것, 그만한 영혼의 강장제가 어디 있으랴. 흡!
나희덕<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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