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회 수 10,158 추천 수 10 댓글 0
이문재(1959~ ) '푸른 곰팡이-산책시' 부분
아름다운 산책은 우체국에 있었습니다
나에게서 그대에게로 편지는
사나흘 혼자서 걸어가곤 했지요
그건 발효의 시간이었댔습니다
가는 편지와 받아 볼 편지는
우리들 사이에 푸른 강을 흐르게 했고요
그대가 가고 난 뒤
나는 우리가 잃어버린 소중한 것 가운데
하나가 우체국이었음을 알았습니다
이별이 있어야겠다. 맛 깊고 향기 높은 사랑의 발효를 위하여.
우체국이 필요한 이별이 있어야겠다. 잘 뜬 푸른 곰팡이로 충
분한 발효의 사랑에 취하고 취하게 할 긴 이별이. 우체국이
보이거든 편지를 쓰라. 강얼음 밑으로 푸른 강이 흐르도록,
작은 카드에도 긴긴 사연을 쓰라.
유안진<시인>
아름다운 산책은 우체국에 있었습니다
나에게서 그대에게로 편지는
사나흘 혼자서 걸어가곤 했지요
그건 발효의 시간이었댔습니다
가는 편지와 받아 볼 편지는
우리들 사이에 푸른 강을 흐르게 했고요
그대가 가고 난 뒤
나는 우리가 잃어버린 소중한 것 가운데
하나가 우체국이었음을 알았습니다
이별이 있어야겠다. 맛 깊고 향기 높은 사랑의 발효를 위하여.
우체국이 필요한 이별이 있어야겠다. 잘 뜬 푸른 곰팡이로 충
분한 발효의 사랑에 취하고 취하게 할 긴 이별이. 우체국이
보이거든 편지를 쓰라. 강얼음 밑으로 푸른 강이 흐르도록,
작은 카드에도 긴긴 사연을 쓰라.
유안진<시인>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수 | 날짜 |
---|---|---|---|---|
공지 | 부활 - 친구야 너는 아니 (시:이해인) | 風文 | 53,133 | 2023.12.30 |
3930 | 사랑할 땐 별이 되고 (새가 있는 언덕길에서 1~4) - 이해인 | 風文 | 241 | 2024.11.08 |
3929 | 사랑도 나무처럼 - 이해인 | 風文 | 189 | 2024.11.08 |
3928 | 우선 그놈의 사진을 떼어서 밑씻개로 하자 - 김수영 | 風文 | 691 | 2024.11.08 |
3927 | 양지쪽 - 윤동주 | 風文 | 242 | 2024.11.08 |
3926 | 사랑할 땐 별이 되고 ( 가을엔 바람도 하늘빛 6~9) - 이해인 | 風文 | 227 | 2024.11.06 |
3925 | 사랑과 침묵과 기도의 사순절에 - 이해인 | 風文 | 285 | 2024.11.06 |
3924 | 하...... 그림자가 없다 - 김수영 | 風文 | 213 | 2024.11.06 |
3923 | 산상 - 윤동주 | 風文 | 216 | 2024.11.06 |
3922 | 사랑할 땐 별이 되고 ( 가을엔 바람도 하늘빛 1~5) - 이해인 | 風文 | 130 | 2024.11.04 |
3921 | 사랑 - 이해인 | 風文 | 201 | 2024.11.04 |
3920 | 파리와 더불어 - 김수영 | 風文 | 150 | 2024.11.04 |
3919 | 닭 - 윤동주 | 風文 | 147 | 2024.11.04 |
3918 | 사랑할 땐 별이 되고 (흰구름 단상 18~21) - 이해인 | 風文 | 687 | 2024.11.01 |
3917 | 비 갠 아침 - 이해인 | 風文 | 640 | 2024.11.01 |
3916 | 미스터 리에게 - 김수영 | 風文 | 144 | 2024.11.01 |
3915 | 가슴 2 - 윤동주 | 風文 | 166 | 2024.11.01 |
3914 | 사랑할 땐 별이 되고 (흰구름 단상 13~17) - 이해인 | 風文 | 708 | 2024.10.28 |
3913 | 비밀 - 이해인 | 風文 | 203 | 2024.10.28 |
3912 | 凍夜(동야) - 김수영 | 風文 | 204 | 2024.10.28 |
3911 | 가슴 1 - 윤동주 | 風文 | 167 | 2024.10.28 |
3910 | 사랑할 땐 별이 되고 (흰구름 단상 7~12) - 이해인 | 風文 | 190 | 2024.10.25 |
3909 | 부르심 - 이해인 | 風文 | 197 | 2024.10.25 |
3908 | 싸리꽃 핀 벌판 - 김수영 | 風文 | 187 | 2024.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