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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 장
저녁이 내리는
빈 바다에
뱃사람 둘이
잡어를 염장한다
한 명은 언청이고
한 명은 누비잠바때기다
둘 다
얼굴이 검다
백중사리 물때가
컴컴이
저녁 바다로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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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인천 출생. 1998년 『실천문학』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먹염바다』(2005) 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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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꾼이나 뱃사람들은 얼굴이 검다. 그리고 얼굴이 검은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대접을 받기 어려운 사람들이다. 저녁이 내리는 빈 바다에서 얼굴에 어둠을 묻힌채 어둠에 파묻혀가는 언청이 한 사람과 누비잠바때기 한 사람. 염장은 무섭다. 죽은 것들을 제대로 썩지도 못하게 하다니. 밀물의 저녁바다에서 늦게까지 염장을 하는 두 사람 또한 뭔가에 절여진 사람들이다. 詩中有畵라 했던가. 어둠 속에서 바다를 염장하며 염장하는 자신을 바라보는 시인이 보인다. 그 풍경이 적막하고 슬프다. 슬퍼서 아름답다.
11월 '이 아침의 시' 시 소개는 이상국 시인께서 맡아주셨습니다. 이상국 시인의 촌평과 더불어 시의 향기를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
1946년 강원도 양양 출생. 1976년 『心象』 신인상으로 등단. 1985년 첫 시집 『동해별곡』 간행. 1989년 두번째 시집 『내일로 가는 소』와 『우리는 읍으로 간다』(1992)『집은 아직 따뜻하다』(1998) 등을 간행함. 백석문학상·민족예술상·유심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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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영환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7-01-02 19: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