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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령 노을
나뭇잎 하나가
아무 기척도 없이 어깨에
툭 내려 않는다
내 몸에 우주가 손을 얹었다
너무 가볍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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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1년 강원도 고성 출생. 고려대 농학과 및 동대학원 국어교육과 졸업. 1970년 『문화비평』에 「시인의 병풍」 외 4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문단에 나옴. 『하늘 문을 두드리며』(1977) ,『몸은 지상에 묶여도』(1979),『별이 비치는 지붕』(1987),『새벽꽃 향기』(1989) 출간, 1990년 제22회 한국시인협회상 수상. 시집 『절정의 노래』(1991) 간행. 2001년 타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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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설악을 뒤엎었고 지금 미시령은 놀빛보다 붉은 단풍 터널이다. 본래 시인은 말 만드는 사람이고 세상은 그 말을 따라가기 마련이다. 누구나 나뭇잎이 떨어지는 걸 바라보며 생명의 소멸과 그 소멸의 덧없음을 느낀다. 거기까지다. 그런데 이성선은 그 나뭇잎 한 장이 우주라고 말한다. 우리도 막연하게 거기까지 생각하긴 하지만 이성선만 그렇게 말했다. 그가 그렇게 말해놓고 보니까 나뭇잎이 정말 우주처럼 느껴진다. 그러니까 시인은 나뭇잎으로도 우주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다. 그런데 그 우주에게 어깨를 빌려준 내가 사뭇 적막하다. 가을이 깊어서 그렇겠지.
11월 '이 아침의 시' 시 소개는 이상국 시인께서 맡아주셨습니다. 이상국 시인의 촌평과 더불어 시의 향기를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
1946년 강원도 양양 출생. 1976년 『心象』 신인상으로 등단. 1985년 첫 시집 『동해별곡』 간행. 1989년 두번째 시집 『내일로 가는 소』와 『우리는 읍으로 간다』(1992)『집은 아직 따뜻하다』(1998) 등을 간행함. 백석문학상·민족예술상·유심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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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영환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7-01-02 19: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