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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맛도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지만, 그 중의 첫째…가 아니라면 둘째…도 아니라면 셋째까지는 죽어도 양보 못 할 것이 운율의 맛이겠다. 말이 노래가 되고 바람이 되고 춤이 되고 강물도 되는 가락의 흥 그런 거. 이 시는 그런 운율의 맛이 우선 보통 아니다. 갔나, 갔나, 해 가면서, 정말, 정말, 해 가면서, 푸념하듯 하소연하듯 추억의 형상들을 툭툭 읊조리는데, 그 가락이 저절로 몸에 들어와 내 한숨이 되고 내 노래가 되고, 흥흥거리며 그렇게 따라가다 보면 촌 이발소의 저 남루하고도 정겨운 풍경들이 알싸하게 가슴을 적신다. 희수 아버진 과연 어디로 갔을까? 돼지나 치나 정말, 배라도 타나 정말, 지난날 이렇게 저렇게 부대껴 지내던 그만그만한 인연들이 죄다 갑자기 그리워지는 것이다. 산다는 건 이렇듯 사소한 것들에 느닷없이 목이 메이는 일일 터.
소설가/임영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