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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을 빕니다!"
어느 시인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섬'이 있다고 했지요? 그 시를 썼을 때의 상황과 최근의 상황을 비교해 본다면, 이제는 '섬'이라는 은유 정도로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심리적 거리감을 표현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람들은 남이야 듣든 말든 술집이든 노래방이든 어디서든 '자기 말'만 잔뜩 늘어놓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누군가 지독한 그리움의 말들을 간절한 언어로써 이야기를 하는 데도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가령 노래방에서 자기 노래 부르기 위해 곡목 선택하기 바쁘지, 누구 하나쯤 남의 노래를 경청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조은의 시 <동질>은 곧 '동병상련'의 마음에 관한 따뜻한 작품입니다. 세상으로의 입사(入社) 과정이란 여간 녹록치 않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삭막한 그 절망의 마음을 시 속의 청년처럼 누군가와 '소통'하고 싶어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물론 '무엇'을 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작은 격려의 말 혹은 하소연을 그냥 들어달라는 부탁이겠지요. 차마 어찌하지 못하는 마음을 잊고 사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졸업과 입학 시즌입니다. 작은 격려의 말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위 시와 더불어 황지우의 「두고 온 것들」(『창작과비평』, 2004년 봄호)도 함께 읽어보았으면 합니다. "행운을 빕니다!"
고영직 [문학평론가] gohyj@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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