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童詩>
나는 아리조나 카보이야 - 김수영
야 손들어 나는 아리조나 카보이야
빵! 빵! 빵!
키크야! 너는 저놈을 쏘아라
빵! 빵! 빵! 빵!
짜키야! 너는 빨리 말을 달려
저기 돈보따리를 들고 달아나는 놈을 잡아라
쬰! 너는 저 산위에 올라가 망을 보아라
메리야 너는 내 뒤를 따라와
이놈들이 다 이성망이 부하들이다
한데다 묶어놔라
야 이놈들아 고갤숙여
너희놈 손에 돌아가신 우리 형님들
무덤 앞에 절을 구천육백삼십만번만 해
나는 아리조나 카보이야
두목! 나머지 놈들 다 잡아왔습니다
아홍찐구놈도 섞여있구나
너 이놈 정동 재판소에서 언제 달아나왔으냐 깟땜!
오냐 그놈드을 물에다 거꾸로 박아놓아라
쨈보야 너는 이성망이 놈을 빨리 잡아오너라
여기 떡갈나무 잎이 있는데 이것을 가지고 가서
하와이 영사한테 보여라
그리고 돌아올 때는 구름을 타고 오너라
내가 구름운전수 제퍼슨 선생한테 말해놨으니까 시간은
2분밖에 안 걸릴 거다
이놈들이 다 이성망이 부하들이지
이놈들 여기 개미구멍으로 다 들어가
이 구멍으로 들어가면 아리조나에 있는
우리 고조할아버지 산소 망두석 밑으로 빠질 수 있으니까
쨈보야 태평양 밑의 개미 길에 미국사람들이 세워놓은 자동차란 자동차는
삭 없애버려라
저놈들이 타고 가면 안된다
야 빨리 들어가 하바! 하바!
나는 아리조나 카보이야
아리조나 카보이야
<196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