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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취 - 정지용
해협이 일어서기로만 하니깐
배가 한사코 기어오르다 미끄러지곤 한다.
괴롬이란 참지 않어도 겪어지는 것이
주검이란 죽을 수 있는것 같이.
뇌수가 튀어나올랴고 지긋지긋 견딘다.
꼬꼬댁 소리도 할 수 없이
얼빠진 장닭처럼 건들리며 나가니
갑판은 거북등처럼 뚫고 나가는데 해협이 업히랴고만 한다.
젊은 선원이 숫제 하-모니카를 불고 섰다.
바다의 삼림에서 태풍이나 만나야 감상할 수 있다는 듯이
암만 가려 드딘대도 해협은 자꼬 꺼져들어간다.
수평선이 없어진 날 단말마의 신혼행이여 !
오직 한낱 의무를 찾어내어 그의 선실로 옮기다.
기도도 허락되지 않는 연옥에서 심방하랴고
계단을 나리랴니깐
계단이 올라온다.
도어를 부등켜 안고 기억할 수 없다.
하늘이 죄여 들어 나의 심장을 짜노라고
영양은 고독도 아닌 슬픔도 아닌
올빼미 같은 눈을 하고 체모에 기고 있다.
애련을 베풀가 하면
즉시 구토가 재촉된다.
연락선에는 일체로 간호가 없다.
징을 치고 뚜우 뚜우 부는 외에
우리들의 짐짝 트렁크에 이마를 대고
여덟시간 내- 간구하고 또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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