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 미소 - 천상병
     1
  입가 흐뭇스레 진 엷은 웃음은,
  삶과 죽음가에 살짝 걸린
  실오라기 외나무다리.
  새는 그 다리 위를 날아간다.
  우정과 결심, 그리고 용기
  그런 양 나래 저으며
  풀잎 슬몃 건드리는 바람이기보다
  그 뿌리에 와 닿아주는 바람
  이 가슴팍에서 빛나는 햇발.
  오늘도 가고 내일도 갈
  풀밭길에서
  입가 언덕에 맑은 웃음 몇 번인가는
     2
  햇빛 반짝이는 언덕으로 오라
  나의 친구여.
  언덕에서 언덕으로 가기에는
  수많은 바다를 건너야 한다지만
  햇빛 반짝이는 언덕으로 오라
  나의 친구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