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序詩(서시) - 김수영
나는 너무나 많은 첨단의 노래만을 불러왔다.
나는 정지의 미에 너무나 등한하였다.
나무여 영혼이여
가벼운 참새같이 나는 잠시 너의
흉하지 않은 가지 위에 피곤한 몸을 앉힌다
성장은 소크라테스 이후의 모든 현인들이 하여온 일
정리는
전란에 시달린 이십세기 시인들이 하여놓은 일
그래도 나무는 자라고 있다 영혼은
그리고 교훈은 혁명은
나는
아직도 명령의 과잉을 용서할 수 없는 시대이지만
이 시대는 아직도 명령의 과잉을 요구하는 밤이다
나는 그러한 밤에는 부엉이의 노래를 부를 줄도 안다
지지한 노래를
더러운 노래를 생기없는 노래를
아아 하나의 명령을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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