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 밤 - 김수영
애타도록 마음에 서둘지 말라
강물 위에 떨어진 불빛처럼
혁혁한 업적을 바라지 말라
개가 울고 종이 들리고 달이 떠도
너는 조금도 당황하지 말라
술에서 깨어난 무거운 몸이어
오오 봄이여
한없이 풀어지는 피곤한 마음에도
너는 결코 서둘지 말라
너의 꿈이 달의 행로와 비슷한 회전을 하더라도
개가 울고 종이 들리고
기척소리가 과연 슬프다 하더라도
너는 결코 서둘지 말라
서둘지 말라 나의 빛이여
오오 인생이여
재앙과 불행과 격투와 청춘과 천만인의 생활과
그러한 모든 것이 보이는 밤
눈을 뜨지 않는 땅속의 벌레같이
아둔하고 가난한 마음은 서둘지 말라
애타도록 마음에 서둘지 말라
절제여
나의 귀여운 아들이여
오오 나의 영감이여
<1957>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수 | 날짜 |
---|---|---|---|---|
공지 | 부활 - 친구야 너는 아니 (시:이해인) | 風文 | 53,457 | 2023.12.30 |
3930 | 빨래하는 맨드라미 - 이은봉 | 風磬 | 26,797 | 2006.07.05 |
3929 | 동네 이발소에서 - 송경동 | 風磬 | 24,328 | 2006.07.05 |
3928 | 사평역에서 - 곽재구 | 風磬 | 22,554 | 2006.08.22 |
3927 | 여름날 - 신경림 | 風磬 | 19,261 | 2006.08.25 |
3926 | 고향 - 정지용 | 風磬 | 19,190 | 2006.08.25 |
3925 | 인사동 밭벼 - 손세실리아 | 風磬 | 18,002 | 2006.08.25 |
3924 | 시를 쓰는 가을밤 - 이원규 | 風磬 | 21,592 | 2006.08.25 |
3923 | 휴전선 - 박봉우 | 風磬 | 23,263 | 2006.08.26 |
3922 | 홍시들 - 조태일 | 風磬 | 19,647 | 2006.08.26 |
3921 | 늦가을 - 김지하 | 風磬 | 17,896 | 2006.08.26 |
3920 | 빛의 환쟁이 - 정기복 | 風磬 | 15,490 | 2006.08.27 |
3919 | 바다와 나비 - 김기림 | 風磬 | 19,000 | 2006.08.27 |
3918 | 木瓜茶 - 박용래 | 윤영환 | 18,908 | 2006.09.02 |
3917 | 白樺 - 백석 | 윤영환 | 15,389 | 2006.09.02 |
3916 | 11월의 노래 - 김용택 | 윤영환 | 32,621 | 2006.09.02 |
3915 | 얼음 - 김진경 | 윤영환 | 19,358 | 2006.09.02 |
3914 | 바람이 불어와 너를 비우고 지나가듯 - 박정원 | 윤영환 | 21,225 | 2006.09.02 |
3913 | 겨울날 - 정호승 | 윤영환 | 16,803 | 2006.09.04 |
3912 | 춘란 - 김지하 | 윤영환 | 20,777 | 2006.09.04 |
3911 | 돌베개의 詩 - 이형기 | 윤영환 | 25,661 | 2006.09.04 |
3910 | 빈집 - 기형도 | 윤영환 | 12,702 | 2006.09.04 |
3909 | 9월 - 오세영 | 風磬 | 13,012 | 2006.09.05 |
3908 | 종소리 - 이재무 | 風磬 | 17,437 | 2006.09.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