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회 수 187 추천 수 0 댓글 0
가을 편지 - 이해인 (1~5)
1
당신이 내게 주신 가을 노트의 흰 페이지마다 나는 서투른
글씨의 노래들을 채워 넣습니다. 글씨는 어느새 들꽃으로 피어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2
말은 없어지고 눈빛만 노을로 타는 우리들의 가을, 가는 곳마다에서
나는 당신의 눈빛과 마주칩니다. 가을마다 당신은 저녁노을로 오십니다.
3
말은 없어지고 목소리만 살아남는 우리들의 가을, 가는 곳마다에서
나는 당신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그 목소리에 목숨을 걸고 사는
나의 푸른 목소리로 나는 오늘도 당신을 부릅니다.
4
가을의 그윽한 이마 위에 입맞춤하는 햇살, 햇살을 받아 익은
연한 햇과일처럼 당신의 나무에서 내가 열리는 날을 잠시
헤아려 보는 가을 아침입니다. 강물처럼 서늘한 당신의 모습이
가을 산천에 어립니다.
나도 당신을 닮아 서늘한 눈빛으로 살고 싶습니다.
5
싱싱한 마음으로 사과를 사러 갔었습니다. 사과씨만한 일상의 기쁨들이
가슴 속에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무심히 지나치는 나의 이웃들과도
정다운 인사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수 | 날짜 |
---|---|---|---|---|
공지 | 부활 - 친구야 너는 아니 (시:이해인) | 風文 | 52,965 | 2023.12.30 |
3930 | 빨래하는 맨드라미 - 이은봉 | 風磬 | 26,756 | 2006.07.05 |
3929 | 동네 이발소에서 - 송경동 | 風磬 | 24,287 | 2006.07.05 |
3928 | 사평역에서 - 곽재구 | 風磬 | 22,505 | 2006.08.22 |
3927 | 여름날 - 신경림 | 風磬 | 19,242 | 2006.08.25 |
3926 | 고향 - 정지용 | 風磬 | 19,169 | 2006.08.25 |
3925 | 인사동 밭벼 - 손세실리아 | 風磬 | 17,960 | 2006.08.25 |
3924 | 시를 쓰는 가을밤 - 이원규 | 風磬 | 21,575 | 2006.08.25 |
3923 | 휴전선 - 박봉우 | 風磬 | 23,238 | 2006.08.26 |
3922 | 홍시들 - 조태일 | 風磬 | 19,634 | 2006.08.26 |
3921 | 늦가을 - 김지하 | 風磬 | 17,874 | 2006.08.26 |
3920 | 빛의 환쟁이 - 정기복 | 風磬 | 15,449 | 2006.08.27 |
3919 | 바다와 나비 - 김기림 | 風磬 | 18,982 | 2006.08.27 |
3918 | 木瓜茶 - 박용래 | 윤영환 | 18,875 | 2006.09.02 |
3917 | 白樺 - 백석 | 윤영환 | 15,377 | 2006.09.02 |
3916 | 11월의 노래 - 김용택 | 윤영환 | 32,598 | 2006.09.02 |
3915 | 얼음 - 김진경 | 윤영환 | 19,336 | 2006.09.02 |
3914 | 바람이 불어와 너를 비우고 지나가듯 - 박정원 | 윤영환 | 21,198 | 2006.09.02 |
3913 | 겨울날 - 정호승 | 윤영환 | 16,762 | 2006.09.04 |
3912 | 춘란 - 김지하 | 윤영환 | 20,722 | 2006.09.04 |
3911 | 돌베개의 詩 - 이형기 | 윤영환 | 25,620 | 2006.09.04 |
3910 | 빈집 - 기형도 | 윤영환 | 12,690 | 2006.09.04 |
3909 | 9월 - 오세영 | 風磬 | 13,002 | 2006.09.05 |
3908 | 종소리 - 이재무 | 風磬 | 17,428 | 2006.09.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