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출 - 한용운
어머님의 품과 같이
대지를 잠재우던 어둠의 장막이
동으로부터 서으로
서으로부터 다시 알지 못하는 곳으로
점점 자취를 감춘다.
하늘에 비낀 연분홍의 구름은
그를 환영하는 선녀의 치마는 아니다.
가늘게 춤추는 바다 물결은
고요한 가운데 음악을 조절하면서
붉은 구름에 반영되었다.
물인지 하늘인지
자연의 예술인지 인생의 꿈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그 가운데로
솟아오르는 햇님의 얼굴은
거룩도 하고 감사도 하다.
그는 숭엄.신비.자애의 화신(化身)이다.
눈도 깜짝하지 않고 바라보는 나는
어느 찰나에 햇님의 품으로 들어가 버렸다.
어데서인지 우는 꾸꾸기 소리가
건너 산에 반향된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수 | 날짜 |
---|---|---|---|---|
공지 | 부활 - 친구야 너는 아니 (시:이해인) | 風文 | 52,963 | 2023.12.30 |
3930 | 빨래하는 맨드라미 - 이은봉 | 風磬 | 26,756 | 2006.07.05 |
3929 | 동네 이발소에서 - 송경동 | 風磬 | 24,287 | 2006.07.05 |
3928 | 사평역에서 - 곽재구 | 風磬 | 22,505 | 2006.08.22 |
3927 | 여름날 - 신경림 | 風磬 | 19,242 | 2006.08.25 |
3926 | 고향 - 정지용 | 風磬 | 19,169 | 2006.08.25 |
3925 | 인사동 밭벼 - 손세실리아 | 風磬 | 17,957 | 2006.08.25 |
3924 | 시를 쓰는 가을밤 - 이원규 | 風磬 | 21,575 | 2006.08.25 |
3923 | 휴전선 - 박봉우 | 風磬 | 23,238 | 2006.08.26 |
3922 | 홍시들 - 조태일 | 風磬 | 19,634 | 2006.08.26 |
3921 | 늦가을 - 김지하 | 風磬 | 17,874 | 2006.08.26 |
3920 | 빛의 환쟁이 - 정기복 | 風磬 | 15,449 | 2006.08.27 |
3919 | 바다와 나비 - 김기림 | 風磬 | 18,982 | 2006.08.27 |
3918 | 木瓜茶 - 박용래 | 윤영환 | 18,875 | 2006.09.02 |
3917 | 白樺 - 백석 | 윤영환 | 15,377 | 2006.09.02 |
3916 | 11월의 노래 - 김용택 | 윤영환 | 32,598 | 2006.09.02 |
3915 | 얼음 - 김진경 | 윤영환 | 19,336 | 2006.09.02 |
3914 | 바람이 불어와 너를 비우고 지나가듯 - 박정원 | 윤영환 | 21,198 | 2006.09.02 |
3913 | 겨울날 - 정호승 | 윤영환 | 16,762 | 2006.09.04 |
3912 | 춘란 - 김지하 | 윤영환 | 20,722 | 2006.09.04 |
3911 | 돌베개의 詩 - 이형기 | 윤영환 | 25,620 | 2006.09.04 |
3910 | 빈집 - 기형도 | 윤영환 | 12,690 | 2006.09.04 |
3909 | 9월 - 오세영 | 風磬 | 13,002 | 2006.09.05 |
3908 | 종소리 - 이재무 | 風磬 | 17,428 | 2006.09.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