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출 - 한용운
어머님의 품과 같이
대지를 잠재우던 어둠의 장막이
동으로부터 서으로
서으로부터 다시 알지 못하는 곳으로
점점 자취를 감춘다.
하늘에 비낀 연분홍의 구름은
그를 환영하는 선녀의 치마는 아니다.
가늘게 춤추는 바다 물결은
고요한 가운데 음악을 조절하면서
붉은 구름에 반영되었다.
물인지 하늘인지
자연의 예술인지 인생의 꿈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그 가운데로
솟아오르는 햇님의 얼굴은
거룩도 하고 감사도 하다.
그는 숭엄.신비.자애의 화신(化身)이다.
눈도 깜짝하지 않고 바라보는 나는
어느 찰나에 햇님의 품으로 들어가 버렸다.
어데서인지 우는 꾸꾸기 소리가
건너 산에 반향된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수 | 날짜 |
---|---|---|---|---|
공지 | 부활 - 친구야 너는 아니 (시:이해인) | 風文 | 52,832 | 2023.12.30 |
3930 | 사랑할 땐 별이 되고 (새가 있는 언덕길에서 1~4) - 이해인 | 風文 | 232 | 2024.11.08 |
3929 | 사랑도 나무처럼 - 이해인 | 風文 | 178 | 2024.11.08 |
3928 | 우선 그놈의 사진을 떼어서 밑씻개로 하자 - 김수영 | 風文 | 662 | 2024.11.08 |
3927 | 양지쪽 - 윤동주 | 風文 | 187 | 2024.11.08 |
3926 | 사랑할 땐 별이 되고 ( 가을엔 바람도 하늘빛 6~9) - 이해인 | 風文 | 205 | 2024.11.06 |
3925 | 사랑과 침묵과 기도의 사순절에 - 이해인 | 風文 | 273 | 2024.11.06 |
3924 | 하...... 그림자가 없다 - 김수영 | 風文 | 182 | 2024.11.06 |
3923 | 산상 - 윤동주 | 風文 | 206 | 2024.11.06 |
3922 | 사랑할 땐 별이 되고 ( 가을엔 바람도 하늘빛 1~5) - 이해인 | 風文 | 129 | 2024.11.04 |
3921 | 사랑 - 이해인 | 風文 | 138 | 2024.11.04 |
3920 | 파리와 더불어 - 김수영 | 風文 | 137 | 2024.11.04 |
3919 | 닭 - 윤동주 | 風文 | 113 | 2024.11.04 |
3918 | 사랑할 땐 별이 되고 (흰구름 단상 18~21) - 이해인 | 風文 | 666 | 2024.11.01 |
3917 | 비 갠 아침 - 이해인 | 風文 | 630 | 2024.11.01 |
3916 | 미스터 리에게 - 김수영 | 風文 | 131 | 2024.11.01 |
3915 | 가슴 2 - 윤동주 | 風文 | 146 | 2024.11.01 |
3914 | 사랑할 땐 별이 되고 (흰구름 단상 13~17) - 이해인 | 風文 | 702 | 2024.10.28 |
3913 | 비밀 - 이해인 | 風文 | 167 | 2024.10.28 |
3912 | 凍夜(동야) - 김수영 | 風文 | 187 | 2024.10.28 |
3911 | 가슴 1 - 윤동주 | 風文 | 151 | 2024.10.28 |
3910 | 사랑할 땐 별이 되고 (흰구름 단상 7~12) - 이해인 | 風文 | 149 | 2024.10.25 |
3909 | 부르심 - 이해인 | 風文 | 188 | 2024.10.25 |
3908 | 싸리꽃 핀 벌판 - 김수영 | 風文 | 155 | 2024.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