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걸리 - 천상병
나는 술을 좋아하되
막걸리와 맥주밖에 못 마신다.
막걸리는
아침에 한 병 (한 되) 사면
한 홉짜리 적은 잔으로
생각날 때만 마시니
거의 하루 종일이 간다.
맥주는
어쩌다 원고료를 받으면
오백 원짜리 한 잔만 하는데
마누라는
몇 달에 한 번 마시는 이것도 마다한다.
세상은 그런 것이 아니다.
음식으로
내가 즐거움을 느끼는 때는
다만 이것뿐인데
어찌 내 한 가지뿐인 이 즐거움을
마다하려고 하는가 말이다.
우주도 그런 것이 아니고
세계도 그런 것이 아니고
인생도 그런 것이 아니다.
목적은 다만 즐거움인 것이다.
즐거움은 인생의 최대목표이다.
막걸리는 술이 아니고
밥이나 마찬가지다.
밥일 뿐만 아니라
즐거움을 더해주는
하나님의 은총인 것이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수 | 날짜 |
---|---|---|---|---|
공지 | 부활 - 친구야 너는 아니 (시:이해인) | 風文 | 53,085 | 2023.12.30 |
3930 | 사랑할 땐 별이 되고 (새가 있는 언덕길에서 1~4) - 이해인 | 風文 | 239 | 2024.11.08 |
3929 | 사랑도 나무처럼 - 이해인 | 風文 | 186 | 2024.11.08 |
3928 | 우선 그놈의 사진을 떼어서 밑씻개로 하자 - 김수영 | 風文 | 681 | 2024.11.08 |
3927 | 양지쪽 - 윤동주 | 風文 | 232 | 2024.11.08 |
3926 | 사랑할 땐 별이 되고 ( 가을엔 바람도 하늘빛 6~9) - 이해인 | 風文 | 227 | 2024.11.06 |
3925 | 사랑과 침묵과 기도의 사순절에 - 이해인 | 風文 | 285 | 2024.11.06 |
3924 | 하...... 그림자가 없다 - 김수영 | 風文 | 213 | 2024.11.06 |
3923 | 산상 - 윤동주 | 風文 | 216 | 2024.11.06 |
3922 | 사랑할 땐 별이 되고 ( 가을엔 바람도 하늘빛 1~5) - 이해인 | 風文 | 130 | 2024.11.04 |
3921 | 사랑 - 이해인 | 風文 | 196 | 2024.11.04 |
3920 | 파리와 더불어 - 김수영 | 風文 | 150 | 2024.11.04 |
3919 | 닭 - 윤동주 | 風文 | 147 | 2024.11.04 |
3918 | 사랑할 땐 별이 되고 (흰구름 단상 18~21) - 이해인 | 風文 | 687 | 2024.11.01 |
3917 | 비 갠 아침 - 이해인 | 風文 | 640 | 2024.11.01 |
3916 | 미스터 리에게 - 김수영 | 風文 | 144 | 2024.11.01 |
3915 | 가슴 2 - 윤동주 | 風文 | 166 | 2024.11.01 |
3914 | 사랑할 땐 별이 되고 (흰구름 단상 13~17) - 이해인 | 風文 | 708 | 2024.10.28 |
3913 | 비밀 - 이해인 | 風文 | 203 | 2024.10.28 |
3912 | 凍夜(동야) - 김수영 | 風文 | 204 | 2024.10.28 |
3911 | 가슴 1 - 윤동주 | 風文 | 162 | 2024.10.28 |
3910 | 사랑할 땐 별이 되고 (흰구름 단상 7~12) - 이해인 | 風文 | 183 | 2024.10.25 |
3909 | 부르심 - 이해인 | 風文 | 197 | 2024.10.25 |
3908 | 싸리꽃 핀 벌판 - 김수영 | 風文 | 187 | 2024.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