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 한용운
내가 본 사람 가운데는,
눈물을 진주라고 하는 사람처럼 미친 사람은 없습니다
그 사람은 피를 홍보석이라고 아는
사람보다도, 더 미친 사람입니다.
그것은 연애에 실패하고 흑암의 기로에서 헤메는
늙은 처녀가 아니라면, 신경이 기형적으로 된 시인의 말입니다.
만일 눈물이 진주라면 나는 님의 신물(信物)로 주신
반지를 내놓고는, 세상의 진주라는 진주는
다 티끌 속에 묻어 버리겟습니다.
나는 눈물로 장식한 옥패를 보지 못하였습니다.
나는 평화의 잔치에 눈물의 술을 마시는 것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내가 본 사람 가운데는
눈물을 진주라고 하는 사람처럼 어리석은 사람은 없었습니다.
아니어요. 님이 주신 눈물은 진주 눈물이어요.
나는 나의 그림자가 나의 몸을 떠날 때까지,
님을 위하여 진주 눈물을 흘리겠습니다.
아아, 나는 날마다 날마다 눈물의 선경(仙境)에서
한숨의 옥적(玉籍)을 듣습니다.
나의 눈물은 백천 줄기라도 방울방울이 창조입니다.
눈물의 구슬이여, 한숨의 봄바람이여,
사랑의 성전을 장엄하는 무등등(無等等)의 보물이여,
아아, 언제나 공간과 시간을 눈물로 채워서 사랑의 세계를 완성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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