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의 시간 - 안승우
붉은 호박화석 속 딱정벌레의 눈을 보며
딱정벌레의 눈에서 반짝이는 초록빛을 보며
문득 나는 그것이 별빛이라고 생각했다
이 천 만 년 전 딱정벌레의 하늘,
초록빛으로 두근거리는 별빛 속에서
나는 딱정벌레처럼 웅크리고 누워 있는 너를 보았다
딱정벌레의 눈에 담긴 초록 별빛을 보며
따스한 별빛 받으며
가볍게 내려앉던 날갯짓처럼
둥근 몸을 사뿐히 쓸어 넘기며
달콤한 잠에 빠져드는 너를 보았다
네가 살고 있는 하늘,
초록 별빛을 보며
나는 비로소 가슴을 쓸어내렸다
순간,
너의 잠이 깃든
너의 초록 별빛이
내 안에 들어왔다
너의 하늘,
너의 별빛 담긴
너와 나의 화석의 시간이
영원의 타임캡슐 속에서
빛나고 있는 것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