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3 - 김두환
온 정성 하린 듯 활활 부시므로
썩 끌리다, 쏙 빠질까 싶은데 웬걸
깡 자허하여 고루 다스릴 속셈만으로
찬찬히 당당히 가직이
둘러본다 살핀다, 혼자씨름한다
마침 그늘진 데 여기저기
엄신들 허기들 갈명들 겨우 일어나
먼저 손길 내밀고 벌겋게
척박 처지를 하소연하지만
햇살 그 심목 여간 깐깐해서
쉽게 츠지 않고 더 모대기면서도
스스로의 따뜻함
스스로의 넉넉함
스스로의 진지함은 무류하고 무궁하다고
자신만만히 믿어 든든하므로 좀체로
기울지도 서둘지도 않고 헤프지 않아
한참 속속들이 뜯어보다 더 들춰
엄살 헛욕심 거짓을 먼저 서릊고서야
다시 너그러이 눌러잡은 뒤
왈曰-
'모두를 똑같이 아우를 뿐이다
모두를 똑같이 붇돋을 뿐이다
모두를 똑같이 여물릴 뿐이다
모드를 똑같이 화합시킬 뿐이다
모두를 똑같이 천사슬로 겨를 뿐이다
모두를 똑같이 물려줄 뿐이다'
간절히 토설하고는
어느 감발저뀌라도 따로 더 줄 수
없단 것이 하늘 뜻이라고 거듭
일깨운다 눈짓한다. 건둥그린다
부처님 如理智도 틀림없이
저 햇살에서 알게 모르게
휘묻이된 것 아니겠는가, 그만큼
무시로 기꺼이 더는 짐벙지게
도르리해도 남기 때문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