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의 손가락 - 길상호
있잖아, 비만오면전화를하게돼, 아무일없던것처럼사람들무리에스며들고싶은데,
그게있잖아, 땅속안부를타전하는비의투명한손가락처럼,먹구름박박다지워질때까지
추락하고싶은, 그럴때있잖아, 네어둠끝에닿고싶었어, 미안해,아스팔트에터져버리
는비의손가락, 나를쓰다듬던그촉촉한, 그래맞아, 네손가락이누르던통증마다새싹
돋아나던, 그런때도있었어, 비의전화에맨발로뛰어나가던,그래, 너무건조한이야긴
줄알아, 맑은날만꿈꾸던내가그렇지, 오늘은,지문에남아있던너의파장도지워버렸어,
그래도,자꾸비를따라버튼을누르게돼,뚜뚜뚜뚜, 끊지말란말이야,아직비는내리는데,
너의안부를타전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