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강 - 김정미
임진강 앞에 돛대 모로 묶여 섰다
겨울에는 운행을 쉽니다!
휴식은 얼마나 넉넉한 시간인가
펄럭이던 돛마저 박쥐날개처럼 얼어버렸다
새 발자국이 몇 걸음을 떼어 중심으로 사라졌다
하얀 눈 위에 점자로 찍어놓은 길
누구를 데려가려고 저 이정표는
흔들리는 물 위에 징검돌을 놓았을까
어디로 와서 어디로 가라고
호기심 많은 바람만이 조서를 흘려쓴다
건너지 못할 강을 왜 밟고 말았는가
빠지지도 못할 강을 왜......
집요한 물음이 머리를 적신다
그만 보내라고
그만 잊으라고
쩡쩡 얼어터진 심장을 부여안으며
안으로 안으로만 울고 있다
울고 또 울고 또 우는
강,
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