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에 대한 기분 나쁜 추억 - 이기와
거룩한 고뇌를 낳은,
영원히 기릴 만한 근심을 낳은 당신을 오래 전부터 살해할 마음이 있었습니다
나같은 미물의 경생을 위해 꽃피는 지옥을 창조한 당신을,
당신의 전능함을 박하사탕과 빵 한 봉지에 팔아먹기 위해
밤새워 '십계명'을 외우던 어린 나이에서부터 당신의 이단이 될 마음이 있었습니다.
당신의 졸작품 중 하나인 내 아버지가 공사판에 다리 한짝을 상납하고
'영세민 카드'를 그 답례품으로 받아 온 날
배급 받은 불구의 삶을 쩔뚝거리며 살다 간 그 분의 마지막 날
젯밥을 탐하도록 내 배를 마냥 굶겨 둘 때부터
당신의 원수가 될 마음이 있었습니다.
개천 다리 밑
성탄절 이브처럼 고요하고 거룩한 움막집
가출한 오빠가 몰래 던져 놓고 간 누런 국수다발이 실개천 처럼 흐르던 곳
하루종일 쭈그리고 앉아 습한 생각의 공기알을 굴리던
고름덩어리가 맺힌 보름달을 마중 나가던 둑방길
그렇게 상한 눈을 하고 단추공장에서 돌아 온 언니가 가슴에 숨겨 온 카스텔라 빵을 받아먹으며
당신이 예비한 최후의 심판이 이보다 달콤할지를 상상했습니다
낯익은 목숨들이 살고 꽃잎처럼 떠내려가던 대홍수 날
빗물에 떠내려온 판자때기를 이불로 덮고 따뜻하게 불러봤던 지옥 세계의 찬송가들
정부미 한 톨의 꿈도 배급받지 못하던 노래
만화주제곡보다 부질없이 불러 본 그 노래
그 후로 당신의 심판이 그리워
하루에도 여러 번 당신의 천국과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그런식으로 내가 당신을 용서하지 않는 것처럼 당신도 나를 끝끝내 용서하지 마십시오
더는 나를 당신의 어린 양이라 함부로 부르지 마십시오
길 잃은 가엾은 자식이라 전도하려 들지 마십시오
내가 당신을 사랑이 많으신 아버지라고 찬양하지 않는 것처럼
박하사탕과 빵 한 봉지만으로 시험에 들었던 무구한 한 때를,
십자가에 콧물 묻히던 삐뚤어진 과거의 나를
다시금 사무치게 그리워하도록 하지 마십시오
젖과 꿀이 사탄의 땅에 넘쳐 흐르는 지금
눈물날 정도로 배부른 지금에 와서
거룩한 고뇌를 낳은,
영원히 기릴 만한 근심을 낳은 당신을 오래 전부터 살해할 마음이 있었습니다
나같은 미물의 경생을 위해 꽃피는 지옥을 창조한 당신을,
당신의 전능함을 박하사탕과 빵 한 봉지에 팔아먹기 위해
밤새워 '십계명'을 외우던 어린 나이에서부터 당신의 이단이 될 마음이 있었습니다.
당신의 졸작품 중 하나인 내 아버지가 공사판에 다리 한짝을 상납하고
'영세민 카드'를 그 답례품으로 받아 온 날
배급 받은 불구의 삶을 쩔뚝거리며 살다 간 그 분의 마지막 날
젯밥을 탐하도록 내 배를 마냥 굶겨 둘 때부터
당신의 원수가 될 마음이 있었습니다.
개천 다리 밑
성탄절 이브처럼 고요하고 거룩한 움막집
가출한 오빠가 몰래 던져 놓고 간 누런 국수다발이 실개천 처럼 흐르던 곳
하루종일 쭈그리고 앉아 습한 생각의 공기알을 굴리던
고름덩어리가 맺힌 보름달을 마중 나가던 둑방길
그렇게 상한 눈을 하고 단추공장에서 돌아 온 언니가 가슴에 숨겨 온 카스텔라 빵을 받아먹으며
당신이 예비한 최후의 심판이 이보다 달콤할지를 상상했습니다
낯익은 목숨들이 살고 꽃잎처럼 떠내려가던 대홍수 날
빗물에 떠내려온 판자때기를 이불로 덮고 따뜻하게 불러봤던 지옥 세계의 찬송가들
정부미 한 톨의 꿈도 배급받지 못하던 노래
만화주제곡보다 부질없이 불러 본 그 노래
그 후로 당신의 심판이 그리워
하루에도 여러 번 당신의 천국과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그런식으로 내가 당신을 용서하지 않는 것처럼 당신도 나를 끝끝내 용서하지 마십시오
더는 나를 당신의 어린 양이라 함부로 부르지 마십시오
길 잃은 가엾은 자식이라 전도하려 들지 마십시오
내가 당신을 사랑이 많으신 아버지라고 찬양하지 않는 것처럼
박하사탕과 빵 한 봉지만으로 시험에 들었던 무구한 한 때를,
십자가에 콧물 묻히던 삐뚤어진 과거의 나를
다시금 사무치게 그리워하도록 하지 마십시오
젖과 꿀이 사탄의 땅에 넘쳐 흐르는 지금
눈물날 정도로 배부른 지금에 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