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린내 - 유정임
벚나무를 가로수로 심어
벚꽃이 길이 된 곳에
조그만 봉고트럭에 생선 몇 상자 싣고와
구름 같은 벚꽃 아래 좌판 벌리고 한 남자 서있다
꽃도 삶이 고단하면 비린내를 풍기는가
벚나무가 비린내를 확 풍긴다
비린내가 한 마리 생선 되어
그의 몸 안의 길 더듬는다
높은 곳에서 아래로 흐르는 자연스런 물의 길 아닌
아래서 위로 끌어 올려야 하는 그의 길이
신열로 벌겋게 달아올라 여기 저기
해열시키지 못한 옹이로 남아있다
벌떡벌떡 일어선 부아가 가던 길을 틀어
삭정이로 남아있다.
그래도 끝내 그의 길은 소통으로 환하다.
비로소 내 코가 제대로 뚫렸는지
벚나무 꽃길을 내 걷는데도
꽃향기 속에 숨겨진 또 다른 비린내가
연신 코를 벌름거리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