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 없는 날들을 위하여 - 황지우
1
새벽, 인양선이 잠든 우리들의
고막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지친 海路를 뒤로 끌고 천천히,
길게 自己告白을 하는 뱃고동 소리
우리들 중 누가 이 低音의 깊은
밑바닥으로 잠수하려 할 것인지
잠결인 듯 深海의 술병에
목놓은 바람 소리 지나간다
木浦가 곧 물에 잠기리라
명년 초봄 平澤以北에 밤꽃이 피고
성내에 피가 흐르리라
어두운 땅에서 사람들이 이를 갈며 울리라
脫水한 수평선에 흰 새들이 빠져들고 있었다
끼룩거리는 찢긴 벽보들, 갈보들 그들은
이미 죽은 시대를 屍姦하고
우리들 중 한 사람은 水葬한 수평선은
다시 물을 빨아들이고 있었다
오늘은 전국적으로 흐리고
嶺東 산간 지방에 비
2
갈 봄 여름 없이, 처형받은 세월이었지
축제도 화환도 없는 세월이었지
그 세월 미쳐 날뛰고 맹목의 세례식 --
개나리꽃 옆에서 우리는
물벼락 맞았지 진달래꽃 앞에서
눈물 벼락 맞고, 우리는 국적을 잃고
우리는 이데올로기의 색맹이 되고
자욱한 연기, 질식할 것 같은 철쭉꽃 뒤에서
몰지각한 망상주의자
망상주의자였지 우리는, 연방 기참하면서 불순한 사대주의자
위험한 이상주의자였지 손 한번 들어올리지 못하고
소리 한번 못 지르고 우리는,
한 다발 두 다발 문밖으로 들려나가는 모습들을
"느린 그림"으로 지켜 보는
들뜬 회의주의자, 혼수 상태의 세월이었지
3
그때 거기서 나는 웃었다
이름을 대고 나이와 직업을 대고
꽝 내리치는 주먹
떨어지는 국화꽃잎 아래서
그때 거기서 나는 웃었다
컵의 물이 근엄한 近影에 튀었다
쓰레기통에서 자기 그림자를
파먹는 미친 개 같애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默示의 물 우에 꽃잎 몇 개가
혓바닥처럼 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