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병 - 공광규
술병은 잔에다 자기를 계속 따라주면서 속을 비워간다.
빈 병은 아무렇게나 버려져 길거리나 쓰레기장에서 굴러다닌다
바람이 세게 불던 밤 나는 문 밖에서 아버지가 흐느끼는 소리를 들었다
나가보니 마루 끝에 쪼그려 앉은 빈 소주병이었다.
공광규
1960년 충남 청양 출생. 동국대 국문과 졸업. 1986년 『동서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대학일기』,『마른잎 다시 살아나』, 『지독한 불륜』,『소주병』등
Epilogo - 곽정
|
***** 윤영환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10-02-23 15: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