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물점묘 - 성찬경
낮잠에서 꼭 깨야 할 시각에 전화 벨 소리.
요샌 건강이 어때! 안부전화였다.
크리스탈 잔에
캘리포니아산 포도주.
형광등 빛이 스며
최고 품질의 루비.
루비가 다이아 다음으로 비싸다며.
나는 애기 주먹만한 루비를 먹는 행복자다.
기적이 다반사인 일상
보다 더 큰 기적이 어디 있어.
밖에서는 정치 경제 사회의 ‘매미’가
초속 200미터로 극성을 떨고 있다.
조개비 같은 집.
지금 창문을 열 때가 아니다.
순간 음악에 五體投地.
순간 삶이 흐르는 멜로디.
모베슈1). 가난한 오디오지만
구실은 보탬 없이 날개 단 천사.
마음이 X선. 창자의 계속에
아까 먹은 루비 흐르는 광경이 보인다.
20년 知己. 영국제 석유난로 알라딘.
동화 나라 푸른 불꽃, 늘 봄날씨.
‘심청이 같은 우리나라.’2)
그래서 더 사랑한다.
1) 모짜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2) 구상 선생의 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