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 나호열
우체국은 산 속 저물녘에 있다
이 가을에 나는 남루한 한 통의 편지
산길 초입 그리고 저물녘에서
느릿느릿 우체국을 찾아간다
블랙홀처럼 어둠은 황홀하다
문득 아찔한 절벽 위에 몸을 가눌 때
바위에 온몸을 부딪치고
으깨어지면서 물은
맑고 깊어지는 흩날리는 꽃잎이다
바람은 또 이렇게 깊은 산에 들어야
솔내음을 품어 낼 수 있는 것
이 가을에
우체국 소인이 찍히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느리게 - 나호열
우체국은 산 속 저물녘에 있다
이 가을에 나는 남루한 한 통의 편지
산길 초입 그리고 저물녘에서
느릿느릿 우체국을 찾아간다
블랙홀처럼 어둠은 황홀하다
문득 아찔한 절벽 위에 몸을 가눌 때
바위에 온몸을 부딪치고
으깨어지면서 물은
맑고 깊어지는 흩날리는 꽃잎이다
바람은 또 이렇게 깊은 산에 들어야
솔내음을 품어 낼 수 있는 것
이 가을에
우체국 소인이 찍히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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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 부활 - 친구야 너는 아니 (시:이해인) | 風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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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40 | 동네 이발소에서 - 송경동 | 風磬 |
3939 | 사평역에서 - 곽재구 | 風磬 |
3938 | 여름날 - 신경림 | 風磬 |
3937 | 고향 - 정지용 | 風磬 |
3936 | 인사동 밭벼 - 손세실리아 | 風磬 |
3935 | 시를 쓰는 가을밤 - 이원규 | 風磬 |
3934 | 휴전선 - 박봉우 | 風磬 |
3933 | 홍시들 - 조태일 | 風磬 |
3932 | 늦가을 - 김지하 | 風磬 |
3931 | 빛의 환쟁이 - 정기복 | 風磬 |
3930 | 바다와 나비 - 김기림 | 風磬 |
3929 | 木瓜茶 - 박용래 | 윤영환 |
3928 | 白樺 - 백석 | 윤영환 |
3927 | 11월의 노래 - 김용택 | 윤영환 |
3926 | 얼음 - 김진경 | 윤영환 |
3925 | 바람이 불어와 너를 비우고 지나가듯 - 박정원 | 윤영환 |
3924 | 겨울날 - 정호승 | 윤영환 |
3923 | 춘란 - 김지하 | 윤영환 |
3922 | 돌베개의 詩 - 이형기 | 윤영환 |
3921 | 빈집 - 기형도 | 윤영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