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에서 - 표순복
기침 소리조차 불경스러워 숨죽이는 곳
이승에서 못다 한 꽃길
저승에서 걸어 보라 함인가
장례식장을 가득 메운 조화(弔花)
산 자를 위함인가 망자를 위함인가
피안의 길에 더 단장한 풍요가
명복을 비는 꽃잔치로
이승의 권위가 꽃보다 붉다
세상의 어리석음 씁쓸히 베어 물며
백화향(白花香)에서 발길 재촉하며 나오는데
눈시울 붉은 상주 따라 나서며
저승길 저 많은 꽃들 무슨 소용이겠는가
그대가 살아생전 병상으로 보낸 꽃송이에
더 행복했던 어머니이셨다고
진한 설움 함께 눈물 훔치며
생의 지침 하나 내 손바닥을 적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