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거리는 봄에 - 오희창
욕망이 꿈틀ㅡ
동토(凍土)가 풀린다.
물줄기
뿌리에서 가지 끝까지 치솟으니
솜털주머니 속 숨죽인
봉오리여!
가슴을 펴라
한 서린 들녘마다
불어오는 미풍에
동장군도 허망하게 무너진
자리에서 일어선
삶의 환희여!
온몸을 녹여라
웅크리고 앉은
어둠을 사르고
새벽을 찾는 얼굴마다
안개처럼 서리는
숨결이여!
대지를 덮어라
아!
이 다사로운 입술로
언 가슴을 녹이려니
꽃처럼 향기롭게 피어나는
생명이여!
우주에 가득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