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호수 - 이소연
공중에 뜬 호수여,
무슨 물관이 그리 많아 계절마다 물풀이 수북 돋는가.
호수는 별자리의 포근한 안식처
수만 갈래 물길이 트이는 곳에서
수천 개 푸른 눈동자 초롱초롱 모여 사는 마을까지
열린 창문마다 꿈의 마지막 비상구가 되어
그곳에도 누군가 흐려진 생을 닦고 있는지
별무리 층층, 총총, 황금꽃 빛부시다.
푸르디푸른 여백에 금빛 신화를 펼치는 밤이면
지상 모든 풍경을 차려놓은 제단인 듯
광활한 처녀림인 듯
누구일까, 지금
마음 한켠 청정지역을 걸어오는 초록빛 발광채,
누가 종소리인 양 새벽을 깨우고 있는가.
-<시문학> 2005.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