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 - 김중식
둘레 전체가 입구이지만
출구는 외길의 북망산, 사막은
들어가기는 쉽지만 나오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탄생 혹은 홍수, 호흡은
쉼 없는 저주 또는 물고문, 지붕이
안테나와 속도가 그 위에
욕망과 전염병이
강안(江岸)을 확장하며 떠내려간다 사람이
익사하고 더러는 더 일찍 익사하는 곳
건져지고 싶다
아니, 홍수가 대세(大勢)라면
나보다 괴로운 것 많으니
많은 쪽에 휩쓸리고 싶다.
김중식 시집"황금빛 모서리"[문학과 지성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