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이 모르고 있는 것 - 임윤식
몇 개 남은 나뭇잎, 나뭇가지 잡고
떠나지 않으려고 바스락 소리만 낸다
그러나 젖 때려는 어미는 냉혹하다
나뭇가지들 회초리 휘들러
그 소리마저 툭 잘라버린다
이별은 미움까지도 바싹 말라야
떠날 때를 아는 법이다
그러나 나뭇잎 떠나보낸 나뭇가지는 안다
어미의 마음에 남은 슬픔은
뜨거운 화인(火印)이 되어
해마다 둥근 불도장 하나씩 찍고 사는 것을.
서정시마을 동인시집"마음 나누기"[시지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