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목장 풍경 - 문창갑
둥우리에 찔끔찔끔 눈물 흘려 놓고
새들이 길 떠나는 그곳
숲은 해체되고 있더라.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더라.
비바람도 눈보라도 아닌 겨우
전기톱질 몇 번에 쿵쿵 비명 지르며
너무 쉽게 한 생애를 마감하고 있는
나무들의 임종.
사람이나 나무나 뿌리만 깊고 튼튼하면
거칠 것 없다는 생각 하나
땅에 묻고 돌아서니 몇 마리의 새들 또
길 떠나고 있더라.
문창갑 시집"빈집 하나 등에 지고"[문학의 전당]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