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가(戀歌 ) - 박수서
당신이 손금을 열고,
여린 핏줄을 내 살점 어느 한 뜰에
뚝 떨어뜨리고 홀로 서있습니다.
당신이 옹알이를 하고
어린 살갗은 내 지문 문틈으로 꼭꼭 들어와
자장, 자장, 자장, 합니다.
당신에게 보여줄 수 없는 진실이 너무 많아서
나는 솔가지처럼 부끄럽습니다.
꼭 유전자만이 아니라 당신이 없으면 못 살 것 같은 이유는 뭘까.
곰곰히 생각해 보았더니, 당신 같은 여자 아니면 또
사랑할 여자가 어디 있을까 싶습니다.
문이 열리려 합니다.
이제 당신은 문꼬리를 붙잡고 가, 나, 다, 라,... 들에 나가겠지요
백설공주도 신데렐라도, 콩쥐, 팥쥐도... 세상이 꽃밭만은 아니라고
울며 달려오는 당신을 생각했습니다.
그전에 나는 당신 손을 붙잡고 김제평야 어느 강가에서
갈대처럼 살며시 말하렵니다.
세상이 꼭 바람같다고.
그래서,
자꾸 흔들린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