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닥으로 읽다 - 조은
삶에 찌들어 더 이상 읽히지 않는
나는 이불이다
나를 알기 위해 물에 불린다
손 쓰기엔 너무 버거운,
보이지 않는 정답 쉬이 풀리지 않는다
맥을 짚듯 두 발로 더듬는다
먼 기억 속 부드런 섬모의 숲을 거슬러오르자
작은파문 일더니
지난날 부끄런 얼굴 비누거품에 비추인다
좀체 읽히지 않던 젖은문장, 속삭임처럼 흘러나온다
발로 꾹꾹 짚어가며 또박또박 읽는다
발바닥으로 읽다 - 조은
삶에 찌들어 더 이상 읽히지 않는
나는 이불이다
나를 알기 위해 물에 불린다
손 쓰기엔 너무 버거운,
보이지 않는 정답 쉬이 풀리지 않는다
맥을 짚듯 두 발로 더듬는다
먼 기억 속 부드런 섬모의 숲을 거슬러오르자
작은파문 일더니
지난날 부끄런 얼굴 비누거품에 비추인다
좀체 읽히지 않던 젖은문장, 속삭임처럼 흘러나온다
발로 꾹꾹 짚어가며 또박또박 읽는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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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40 | 동네 이발소에서 - 송경동 | 風磬 |
3939 | 사평역에서 - 곽재구 | 風磬 |
3938 | 여름날 - 신경림 | 風磬 |
3937 | 고향 - 정지용 | 風磬 |
3936 | 인사동 밭벼 - 손세실리아 | 風磬 |
3935 | 시를 쓰는 가을밤 - 이원규 | 風磬 |
3934 | 휴전선 - 박봉우 | 風磬 |
3933 | 홍시들 - 조태일 | 風磬 |
3932 | 늦가을 - 김지하 | 風磬 |
3931 | 빛의 환쟁이 - 정기복 | 風磬 |
3930 | 바다와 나비 - 김기림 | 風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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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28 | 白樺 - 백석 | 윤영환 |
3927 | 11월의 노래 - 김용택 | 윤영환 |
3926 | 얼음 - 김진경 | 윤영환 |
3925 | 바람이 불어와 너를 비우고 지나가듯 - 박정원 | 윤영환 |
3924 | 겨울날 - 정호승 | 윤영환 |
3923 | 춘란 - 김지하 | 윤영환 |
3922 | 돌베개의 詩 - 이형기 | 윤영환 |
3921 | 빈집 - 기형도 | 윤영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