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어머니 - 안효희
어머니 무덤 위에 꽃이 피었길래
가만히 어머니 부르면서
꽃을 꺾는다
어머니 무덤 위에 어머니가 피었길래
아이들에게 할머니 가르쳐 주려고
꽃을 꺾는다
벌써 십 오 년, 어머니는 늘
피어서 우리를 기억하는데
우리는 늘 생전이 아닌,
돌아가신 것을 기억한다
그때마다 어머닌 꽃을 피웠을 것이고
일년에 한 두 번 들리는 발소리를 향하여
생전처럼 옹그리고 앉았을 것이다
그렇게 잊혀져서 핀
세상의 모든 꽃어머니 앞에
가만히 어머니 부르면
수많은 당신의 어머니가
운다,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