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참 / 선임
남자들이 하는 얘기 중에서 여자들이 제일 듣기 싫어하는 것 세 가지 - 첫째는 군대 얘기, 둘째는 축구 얘기, 셋째가 군대에서 축구 한 얘기라고 한다. 그만큼 우리나라 남자들은 만나기만 하면 몇 시간씩 군대에서 있었던 무용담을 풀어 놓는다.
군대 얘기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 중 하나가 '고참'이다. '고참이 얼마나 열을 받았던지 우리 모두를 화장실 뒤로 불러서는 기합을 주는데 말이야.' '그는 나이는 어리지만 우리 소대에서 제일 고참이다.' 이처럼 흔히 쓰는 '고참' '기합' 등은 일본식 한자말이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도 고참은 '선임, 선임자' 등으로, 기합은 '얼차려'로 순화해 놓았다.
반면 '따까리'라는 말도 자주 들을 수 있는데, 대부분 은어 정도로 알고 있지만 '자질구레한 심부름을 맡아 하는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란 뜻으로 사전에 올라 있는 표준어다. 군대 시절 선임자와 따까리가 연상돼서일까. 최근 한 인기 개그맨이 후배를 폭행한 사건은 우리를 씁쓸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