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너무 먼 곳에 있다 - 정다혜
한 번도 온전히 내 것일 수 없는 사람아
오늘 아침 산책길에서
나는 보았네
가을로 가는 잎사귀들의 푸름, 그 정점의 아우성을
가을은 멀리서
강아지 걸음으로 오고 있는데
오신다는 기별은 까마득하고
하늘은 어찌하여 저리도 뜨거운지
내 마음 덩달아 붉어지는데
낮달처럼 창백한 네 모습
금세 눈물이 된다
귀 닫고 눈 멀었던
이 세상 무엇과도 바꾸지 않을 시간
더 다가서자
부르기도 차마 아까운
내 영혼의 등불을 켜시는 이여
사랑한다는 것은
무릇 버리지 않고는
족히 소유 할 수 없는 것
그대 너무 먼 곳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