獅子吼사자후 - 이문연
나는 제왕이오이다, 나는 神이요
날개 달린 聖 마르코다
미케네의 사자문을 지나
赤道에 꿰어 지글지글 타는
사바나의 평원을 달려가 보라
나는 함부로 질주하지 않는다
나서지도 않는다
황갈색 단장에 새까만 갈기는
어깨까지 흘러내리는 위용에서
그 자태를 가늠할 수 있지 않은가
내가 숨죽여 엎드려 있을 때를
탐욕의 시간이라 욕하지 마라
평화가 한낮을 쬐는 주체할 수 없는
먹이의 遊泳에도 나는
아랑곳하지 않음을 기억하라
포효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그 순간은 극히 짧은 시간
찰나의 순간을 위해, 강가의 덤불에서
듬성듬성 난 아까시아 숲에서
숨죽여 침묵으로 인내하라
이제 신성한 제단의 성찬을 위하여
의미없는 살육과, 명분없는 오만에서 벗어나
다시는 분별없는
차보의 식인 사자가 없는
사바나의 사회를 건설할 때가 왔느니
그리하여
우리들 프라이드의 영원한 안녕을 위해
제왕에 어울리는 슬기의 춤으로
靈山會相에 맞추어 춤굿을 벌려보자
신명나게 추어보자, 신명나게
프라이드*사자의 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