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하나 주워 강에 던지며 - 최원
바람 부는 저녁
강 다리 위, 외로운 사람 하나 서자
가로등이 아침에 접은 제 생을 펼쳐들고
어둠을 털어내며
흐르는 물비늘의 배후로 선다
잠시 일렁이다 사라질 것들이
도마 위 쳐내린 물고기 비늘처럼 겹겹이 밀리며
배후 없는 어둠 저편으로 사라진다
밀려나지 않으려는 마음의 배후
몸 바닥에 켜로 누워있는 미련의 삶 하나 일으켜 세워
세월의 사진첩 속에 끼워 흐린 눈으로
가로등 불빛에 비추어 본들
불빛 속
하루살이들의 보잘것없으나
여한 없이 파닥이는 한 점들이 날개로
거침없이 헹궈 낸 시간들만
흐려진 눈 속을 빠져나와 맴돌다
속절없이 어둠으로 흘러 사라진다
해 오름에 져야하는 가로등 밑
돌 하나 주워 강에 던지며
가라앉음의 배후조차 묻지 못하는
가엾은 사람 하나
강바람에 머리카락만 쓸어올리며 서있다